보도자료

다른 사연, 공통된 다짐 ‘잘살겠습니다’ (에이블뉴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1-05-25 14:12 조회10,058회 댓글0건

본문

다른 사연, 공통된 다짐 ‘잘살겠습니다’

재가장애인 4커플 합동으로 웨딩마치 울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05-24 14:51:09
예쁜 꽃들이 활짝 피고 솔솔 봄바람이 부는 5월. 이때 결혼하는 신부가 가장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해 결혼식을 치루지 못하고 살고 있는 부부들은 5월이 제일 속상할 터. 재가장애인 4커플이 뒤늦게 결혼식을 갖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 현장을 찾아가봤다.

지난 23일 낮 12시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엘리시안웨딩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에덴장애인종합복지관이 주최한 ‘사랑의 합동결혼식’을 통해 웨딩마치를 울리는 4커플의 또 다른 시작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다.

이날 웨딩마치를 울린 4커플의 사연은 모두 달랐지만 행복한 미래를 향한 다짐만은 같았다.

설기철·차춘자 부부, 박도식·이기현 부부, 김기섭·오세숙 부부, 채경석·김숙자 부부(좌측부터).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설기철·차춘자 부부, 박도식·이기현 부부, 김기섭·오세숙 부부, 채경석·김숙자 부부(좌측부터). ⓒ에이블뉴스
성당에서 활동하다 만나 사랑을 피어온 박도식(남, 50세, 지체장애 6급)·이기현(여, 39세) 부부. 이 씨가 모친상을 겪은 후부터 서로에게 사랑을 키워오던 중 1992년 가정을 꾸렸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첫째아이와 둘째아이를 키우며 오순도순 살아왔다. 늦깎이 결혼식에서 작은 소망을 건넨다.

“아이들이 현재 고등학생인데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생각해요. 부부로 연을 맺어 살아오면서 행복했지만, 앞으로도 남편과 우리 아이들과 더 행복해지고 싶어요.”

김기섭(남, 45세, 뇌병변장애1급)·오세숙(여, 49세) 부부는 오래 전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친해졌고, 2009년 부인이 활동보조인이 되면서 본격적인 사랑의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이후 2010년 12월 가정을 이뤄 신혼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고.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신랑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봤어요. 결혼식은 앞으로 내가 신랑을 더 배려하고 감싸주겠다는 다짐의 계기라고 생각해요.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27세 지인의 소개로 만나 함께 지내온 설기철(남, 44세)·차춘자(여, 42세, 정신장애2급) 부부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나 사랑을 키워오고 있다.

“부인에게 5~6년 전 문제가 발생하면서 장애등록을 하게 됐어요. 잠깐 결별을 했었지만, '이 사람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는 열심히 아내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결혼식 전 만남에서 남편 설 씨는 함박웃음과 함께 이 같은 말로 굳건한 ‘사랑’을 확인시켜 줬다.

결혼식보다 중요한 건 우리 부부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결혼식이 설레기도 하지만요. 호호. 너무 긴장했나 봐요. 등에서 땀이 나네요. 갑자기 떨리네요."

채경석(남, 39세)·김숙자(여, 39세, 뇌병변장애3급) 부부. 김 씨가 생활시설에서 생활해오다 채 씨를 만나 함께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김 씨는 현재 8살 딸아이를 키우며 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과에 다니면서 꿈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같이 살기 전에 남편과 간단하게 결혼식을 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웨딩드레스를 입고 정식으로 하는 건 처음이에요. 항상 꿈에서만 웨딩드레스를 입었는데, 오늘 이렇게 진짜 입었네요. 앞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싸우지 않고 딸 아이 예쁘게 키우며 살겠습니다."

결혼식 막바지 여기저기서 “축하 합니다”라는 말들과 함께 축하의 박수가 쏟아진다. 4커플은 웃음 띤 얼굴로 “잘 살겠습니다”라고 답한다.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설기철·차춘자 부부, 박도식·이기현 부부, 김기섭·오세숙 부부, 채경석·김숙자 부부가 주례사를 듣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설기철·차춘자 부부, 박도식·이기현 부부, 김기섭·오세숙 부부, 채경석·김숙자 부부가 주례사를 듣고 있다. ⓒ에이블뉴스
가수 강원래가 '사랑의 합동 결혼식'의 사회를 보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가수 강원래가 '사랑의 합동 결혼식'의 사회를 보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약 100여명의 하객들이 4커플의 결혼식을 흐믓하게 바라보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약 100여명의 하객들이 4커플의 결혼식을 흐믓하게 바라보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