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사설] 도의회, 김두관 알레르기로 일관하나(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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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0-12-13 16:35 조회10,0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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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의원들이 다수인 도의회가 비한나라당 도지사에 대해 적대적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은 상식에 속했지만 실제 드러난 상황은 그 정도가 너무 심해 몰상식적이다. 첫 회계연도 예산안 심사에서 도의회는 학교무상급식비를 절반 삭감하는 기염을 토하더니 덩달아 노인 틀니지원비와 장애인문화지원센터 설립비를 전액 침몰시킴으로써 소위 회자되는 '김두관 알레르기'를 여실히 입증했다. 학교 무상급식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망국적 포퓰리즘으로 몰아세우면서 당 차원의 반대입장이 확산된 것인 만큼 당리에 충실한 여파로 볼 수 있겠으나 다른 두 가지 복지정책마저 거부한 배경은 뭔가.

노인틀니는 김두관 지사의 선거공약이었으니까 말하자면 지사가 선거구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도록 도의회가 자물쇠를 채운 것과 같다. 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로써 김 지사의 신뢰성흠집을 내고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되었다며 자만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노인 틀니 역시 학교 무상급식의 반대논리대로 부자노인에게 공짜틀니를 해줄 수 없다는 명분을 들이댄다면 흔히 말하는 보편적 차원의 사회복지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다. 경제적으로 능력을 가진 소수의 재력가들 때문에 다수의 영세층 노인들이 혜택을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은 비극이다. 학교 급식은 대상이 학생이므로 부작용이 있다면 그것은 학부모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타날 뿐이다. 그러나 노인층은 직접 당사자들이며 유권자다. 그들이 의회의 반노인정책에 등을 돌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장애인문화지원센터 건립예산에 비토를 놓은 것은 그를 비롯한 일련의 사회복지정책수반된 예산이 김두관 도정을 형상화하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조바심 친 파편의 흔적임이 역력해 보인다. 막상 삭감키로 결정은 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는 반응이 여기저기 드러나 보이기 때문이다. 각계 반발과 비난에 대해 취하는 수세적 해명과 변명이 그 증거라 할만하다.

당적이 다른 단체장이라도 복지정책에 관한한 의회가 객관적인 공감대를 상실한 채 당리당략만 따라갈 일은 결코 아니다. 주민들에게 주어질 이익이 의회에 의해 차단되거나 반감된다면 주민저항은 정해진 순서다. 노인회나 장애인협회가 부당함을 토로하고 시민단체와 정치적 소수자들이 대의회 규탄에 나서는 지금의 도의회사태는 크게 잘못됐다고 해서 지나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