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40대 장애인 '14년만에 눈물의 가족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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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0-05-31 13:08 조회8,0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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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장애인 '14년 만에 눈물의 가족상봉'

14년이 지났지만 핏줄은 서로를 당겼다. 가족과 생이별을 한 뒤 14년 동안 머나먼 타지에서 생활해 오던 40대 정신지체 장애인이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과 상봉했다.

27일 전남 함평경찰서에 따르면 함평군 모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생활하던 정신지체 3급 김모씨(42)가 지난 26일 경기도 포천에 살고 있는 가족과 재회했다.

김씨가 가족과 생이별을 겪은 것은 14년 전인 1996년 1월. 당시 경기도 포천에서 의류업을 하던 집에서 밖으로 놀러 나온 것이 기나긴 아픔의 시작이었다.

집을 나와 길을 잃고 헤매던 김씨는 누군가 자기를 잡아 팔아 넘기려 한다는 무서운 생각에 무작정 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얼마 후 전남 완도에 도착했다.

지적 사고 능력이 떨어지는 김씨는 결국 완도의 한 미역 가공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지냈다.

그러나 1998년 미역 공장이 부도나면서 사장이 야반도주했고, 또 다시 갈곳없는 신세가 되자 군청에서 김씨를 함평의 장애인복지시설에 입소시켰다.

이 과정에서 김씨의 가족은 실종신고 후 신문에 광고를 내고 전국을 돌며 전단지를 뿌리는 등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헛수고였다.

이후 김씨 가족은 김씨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실종 7년 만인 2003년에 주민등록을 말소시켰다.

김씨가 고대하던 가족과의 상봉에 희망의 빛이 비추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이다.

경찰청 주관 실종아동 일제수색 기간에 함평경찰서 생활안전계 류은정 경사(38·여)가 복지시설에 있는 김씨가 무연고자인 것을 밝혀낸 것이다.

류 경사는 곧장 김씨의 DNA를 채취해 신분확인에 나섰으나 김씨의 가족이 주민등록을 말소한 탓에 신분확인이 되지 않았다.

또 김씨의 최초 지문 등록 당시 지문이 제대로 채취되지 않아 현재의 지문 대조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류 경사는 동료의 도움을 받아 지문 정밀 채취에 나서 경찰청에 보관 중인 지문 원표와 대조한 끝에 포천에 살고 있는 가족을 확인했다.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함평으로 달려온 김씨의 가족은 16년 만이지만 첫눈에 김씨를 알아보고 대성통곡했다.

김씨의 형은 "수 년간 전단지를 뿌리고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동생을 찾지 못해 결국 아버지가 홧병에 걸리셨다"며 "아버지 생전에 동생을 찾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류 경사는 "장애인인 김씨의 경우 최초 지문 등록 당시 제대로 채취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일선 행정기관에서 장애인의 지문을 채취할 경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new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