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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권 침해받는 여성장애인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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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0-07-08 10:36 조회9,7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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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권 침해받는 여성장애인 대책 시급"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제9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 개최
정책토론회 갖고 여성장애인 모성권 확보 방안 모색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7-07 15:03:04
지난 5~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여성장애인 모성권 확보를 주제로한 '제9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가 열렸다. 둘째날 모성권 확보 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 모습.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지난 5~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여성장애인 모성권 확보를 주제로한 '제9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가 열렸다. 둘째날 모성권 확보 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 모습. ⓒ에이블뉴스
“양수검사는 99%가 정확하다고들 합니다. 그렇다면 1%의 가능성은 포기해야하는 건가요? 우리는 왜 유독 장애에 대해서는 도덕적으로도 불감하고 무자비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합니다.”

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주최로 열린 ‘제9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는 여성장애인의 모성권 확보를 주제로 진행됐다. 둘째 날 ‘건강한 모성권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토론자로 나선 오상진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강사는 자신의 사례를 곁들이며 장애여성들이 겪은 모성권 침해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오상진 강사는 “저도 30대중반을 넘어 아이를 낳았는데 노산에 장애가 있는 나 같은 산모를 임신에서 출산까지 갖가지 차별과 편견에 시달려야 했다”고 고백하듯 털어놨다.

출산 거부당하거나 강요당하거나

오 강사가 전하는 일련의 모성권 침해사례로는 장애여성이 임신하면 ▲뚜렷한 근거 없이 장애아를 낳을 것이라는 편견으로 낙태와 과도한 유전검사를 강요당하거나 ▲장애산모 스스로 돌볼 수 없으므로 출산은 무리라는 시선을 받거나 ▲장애를 극복했다는 증거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라고 강요당하는 등 다양했다.

출산과 양육에서도 장애산모에 대한 몰이해로 인한 의료적 차별과 사회적 지원 부족으로 인한 모성권 침해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오 강사는 “의료진은 물론이고 산후도우미도 장애여성을 부담스러워하며 기피한다.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해 양육도움을 받으려면 장애등급 재심사를 받으라고 하니 얼마나 비현실적인 정책이냐”며 “장애산모들은 출산까지 적절한 의료지원을 받지도 못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는 능력이 없다며 아이양육권을 뺏기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전했다.

오 강사는 향후 장애산모들을 위해 일시적인 출산 지원책이 아닌 아동의 영유아기까지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정책적으로 의료진, 산후도우미 등 관련자들에 대한 장애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권오숙 청각장애여성회 이사는 “아이를 자연분만하기 위해 수 시간째 진통을 참았는데 의사는 어떤 설명도 없이 제왕절개 수술을 강요하고 그 상황에서 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너무 큰 상처로 남았다”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했다.

이어 권 이사는 산모들이 겪는 경험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집 안팎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 학령기 자녀들의 학업문제를 제대로 전달받을 수 없어서 겪는 불편함 등을 발표했다. 권 이사는 한 때 청각장애가 있는 아이와 엄마가 수술절차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인공와우수술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는 울음을 터트려 토론회장을 숙연케 했다.

권 이사는 청각장애인 산모 혹은 부모를 위한 정책으로 ‘1~3세 영유아 교육 도우미’를 비롯해‘ 출산에서 학교까지 수화통역 등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시스템의 구축’, ‘114, 112 등 콜센터에 영상전화기 배치’,‘ 아이양육에 필요한 무선신호기 보장구의 지원’ 등을 꼽았다.

국립재활원 토론자 "당사자 참여부족" 주장하다 항의받아

한편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김영진 국립재활원 여성재활과장은 “장애산모 당사자들의 참여부족으로 의료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해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로부터 항의을 받았다.

김영진 과장은 “여성재활과는 장애여성을 위한 산부인과인데 장애산모들의 수요가 거의 없어 분만실을 꾸릴 수가 없다”며 “국립재활원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관련세미나를 열어도 참석자가 거의 없어 이 자리에 참석한 것도 이를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참석자가 “지금 전국의 장애여성들이 설명을 듣고 국립재활원의 의료지원서비스를 알게 됐는데, 지금 임신 중이거나 출산을 앞둔 지방의 여성들은 국립재활원을 이용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자, 김 과장은 “서울 경기권역의 장애여성들은 국립재활원을 이용하면 될 것이고, 지방의 경우는 향후 생겨날 권역별 재활병원의 지원의 받으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 과장은 또 다른 참석자가 “장애여성들에 대한 의료지원이 수요 부족이 원인이라고 한다면 장애여성들에게 이에 관한 홍보는 과연 얼마나 했나. 수요가 없다면 찾아가는 서비스라도 고려해 봐야하는 것이 국립의료기관의 의무 아니냐”고 꼬집자, “관련 세미나 등 행사를 열 때 전국여성단체들에 초청장을 보내는 등 홍보에 주력했지만 참여율이 매우 낮다. 먼저 국립재활원이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롤모델로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이날 토론회를 마치고, 전날 가진 모성권 페스티벌 문화마당에서 진행된 지역별 경연대회의 시상식을 가진 후 이틀간의 대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권오숙 청각장애여성회 이사가 건강한 모성권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청각장애산모들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권오숙 청각장애여성회 이사가 건강한 모성권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청각장애산모들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지난 5~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여성장애인 모성권 확보를 주제로한 '제9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가 열렸다. 둘째날 시상식에서 장명숙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와 통영지부 한 회원의 모습.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지난 5~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여성장애인 모성권 확보를 주제로한 '제9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가 열렸다. 둘째날 시상식에서 장명숙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와 통영지부 한 회원의 모습. ⓒ에이블뉴스
지난 5~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전국의여성장애인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장애인 모성권 확보를 주제로한 '제9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가 열렸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지난 5~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전국의여성장애인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장애인 모성권 확보를 주제로한 '제9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가 열렸다. ⓒ에이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