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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잖아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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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1-04-21 13:28 조회10,7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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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잖아요>

(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 "300㎡ 남짓한 공간이 세상의 전부였죠. 넓은 세상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중입니다"
장애를 갖고 있는 김선영(33)씨는 어릴 적부터 장애인 보육시설에서 생활하다 10년 전 사회로 나왔는데,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가고 싶은 식당에서 원하는 시간에 밥을 먹고, 길을 걷다가 옷을 사고,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는 사소한 일상이 그에겐 생소한 '자유'로 와닿았던 것이다.

   그는 "시설에서 생활하다보면 짜여진 틀에 맞춰 의.식.주를 해결하다보니 기본적인 인권조차 챙기지 못할 때가 있다"라며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고 싶어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그가 들려준 시설 안의 생활은 군대와 비슷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정해진 시간에 아침을 먹는 것은 물론, 씻는 시간과 외출시간까지 정해져있어 개인생활이 극도로 제한됐다.

   김씨는 "어릴 적부터 시설에서 생활한 장애인들은 이 생활에 익숙해져 막상 사회로 나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라 두려움에 떠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도내에는 '충북직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다사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예산.인력 부족으로 극히 제한된 장애인들만이 도움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직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따르면 2007년부터 5년 동안 이 센터에서 교육받은 뒤 자신의 집을 마련해 자립한 장애인은 불과 6명에 불과했다.

   이종일 직지자립생활센터장은 "도 지원금 5천만원으로 영운동과 금천동에 원룸형 아파트를 마련해 '체험 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33㎡ 남짓한 공간에 2명씩 생활하면서 미리 혼자 사는 법을 체득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에 도내 10여개 장애인단체가 모여 결성된 '충북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장단'은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후 2시 도청 앞에서 '탈시설 장애인에게 자립생활을'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단체는 장애인에게 낙인처럼 찍히는 등급제, 활동보조지원법 내의 자기부담금을 비롯해 장애인 자립생활을 막는 장애물들을 없애자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swe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