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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탈시설과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국토대장정’이 시작됐다. 10명의 대원은 21일 동안 전국을 돌며, 장애인시설에서의 인권탄압과 유린 실태를 알린다. 또한 탈시설과 함께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을 위한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의 필요성을 인식시켜 나갈 예정이다. 국토대장정을 공동주관한 한국장애인연맹(DPI)의 자료협조를 받아 긴 여정 동안의 이야기를 연재한다.<편집자주>

▲국토대장정 대원들이 지난 13일 창원시청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힘차게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을 외치는 모습. ⓒDPI

6월13일(월)

오전 10시 창원시청 옆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 대원들은 7시에 기상 아침식사를 거른체 8시 30분에 숙소를 나왔다. 결의대회는 경남의 장애인들의 참석 속에 지역의 도 의원, 시 의원 책임자들이 나와 지지발언을 통해 격려해줬다.

전동휠체어만 총 26대로 늘어난 우리 일행은 참가자와 함께 창원종합운동장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밀양을 가기 위해 다시 김해청소년수련관으로 되돌아갔다. 전동휠체어와 스쿠터를 타고 함께한 경남구간대원들은 12명으로 총 21대의 전동휠체어와 스쿠터가 일렬종대 행군을 하고 지원차량 4대까지 따라오니 그 길이가 100m에 달했다.

박태봉 경남DPI 회장과 남정우, 안숙향, 이정한, 박재우 등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힘을 보탰다. 김해청소년수련관에서 휴식과 전동휠체어 충전을 하고 밀양으로 행군하고 수산초등학교 체육관에서 1박하기로 했다. 경남구간대원들 중 8명이 대구까지 함께 갈 예정이다. 특히 경남구간대원 중 성거창 대원은 대구까지 함께 종단하고자 했으나 수시로 간질이 와 국도를 이용한 장거리 이동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본인의 의지만 대원들에게 전달하고 결국 청소년수련원에서 창원으로 되돌아갔다.

성거창 대원은 거제의 E수용시설에서 나오게 된 계기는 '휴대폰' 때문이라고 한다. 성거창 대원이 휴대폰을 사겠다고 했는데 시설이 못 사게 막아 일주일 단식농성을 했고, 결국 시설에서 나가라고 해서 나왔다.

본인의 돈으로도 휴대폰을 살 수 없는 곳이 바로 '시설'이다. 개인의 사생활은 전혀없고, 무엇 하나를 사더라도 원장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 반 시설운동을 왜 해야 하는지, 대원들이 목숨을 감수하고 행군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결의대회를 마친 국토대장정 대원들이 행군하고 있는 모습. ⓒDPI

▲더운 날씨에 지친 국토대장정 대원들이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 ⓒD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