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들, 수요일 정오 일본대사관 앞으로 가다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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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2-06-14 14:22 조회8,42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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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수요일 낮 12시, 장애여성들이 서울 종로 중학동에 있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으로 모였다. 매주 수요일 일본군 강제 '위안부'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집회에 함께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1년 12월 14일 1,000번째 수요시위가 열렸고 소녀가 맨발인 채로 앉아 있는 모습의 평화비가 세워졌다. 그리고 그로부터 반년이 훌쩍 지난 6월 13일에 1,026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아래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는 “수요시위 시작 후 피해자라고 밝힌 분이 234명인데 현재 61분이 생존해 계신다”라며 “힘이 없는 자들의 인권이 더 세워지기 위해 힘을 모으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상임대표는 “지난 2010년 뉴욕 뉴저지에 사는 한인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십만의 아시아 여성들이 유린당한 역사를 기억하고 추모하자며 기념비를 세웠는데, 일본정부가 일본 사람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거라며 기념비를 철거하기 위한 압력을 넣은 바 있다”라면서 “그러나 ‘위안부’는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문제이며, 이러한 일본정부의 모습은 돈을 앞세워 인권을 가로막는 저질스러운 행패”라고 꼬집었다. 윤 상임대표는 “작년 3․11 대지진 이후 일본에 사는 재일교포에 대한 탄압이 극심해지고 있다”라며 “그 탄압은 마치 관동대지진 때를 떠올리게 하는데 최근 외국인학교에 대해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시행됐으나 조선인 학교만 제외됐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윤 상임대표는 “일본 안에서 소수민족으로 사는 조선인들은 그곳에 원해서 사는 게 아니라 그들의 조상이 일본침략전쟁 때 일본에 오게 된 후 그 땅에 버려진 것”이라며 “이러한 재일교포의 삶은 과거를 청산하지 않은 일본정부의 책임인데 역사가 책임지고 청산은 못 할망정 차별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장애여성네트워크 ‘차이와 다양성’ 교육생 정은주 씨는 이날 연대발언에서 "일본은 조선의 여성들을 '위안부'로 이용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만행을 저질렀으나, 지금도 자기반성을 할 줄 모른 채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사람이라면 동물과 달리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용서를 구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 박주현 씨는 “현재 장애여성네트워크에서 진행하는 ‘차이와 다양성’ 프로그램 교육의 하나로 오늘 다 함께 수요시위에 참여하게 됐다”라며 “언론을 통해서만 보다가 현장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직접 뵈니 그들이 주장하는 게 마음으로 느껴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 씨는 “전쟁이 나면 여성과 아이들이 가장 피해를 보게 되는데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약한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라면서 "현재 61명이 생존해계신다는데 그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21년 넘게 수요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정대협은 △한국정부가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갖는 역사적 의미를 재인식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 △가해자인 일본정부가 왜곡된 역사인식을 청산하고 전향적인 자세와 의지로 일본군 강제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 △일본정부가 일본군 강제 ‘위안부’를 주도했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설 것 △일본정부가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자에게 공식사죄하고 조속히 법적 배상에 나설 것 △한국과 일본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전쟁으로 인한 여성폭력 재발방지 등에 관한 입법제정에 앞장설 것 등을 촉구했다.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