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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수 형, 차별 없는 세상에서 기쁘게 살길" (바미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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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2-08-02 16:30 조회7,5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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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수 형, 차별 없는 세상에서 기쁘게 살길"
고 김판수 활동가 애도, 장애계 추도식 열려
"근육장애인을 대변해 왔던 동지의 뜻 이어나가자"
2012.07.31 23:21 입력 | 2012.08.02 04: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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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늦은 5시, 서울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열린 고 김판수 활동가 추도식.


장애인시설비리 투쟁, 활동보조서비스제도화 투쟁 등에 참여하며 근육장애인의 인권 문제를 알려온 김판수(48세, 근이영양증) 활동가가 지난 30일 건강 악화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그의 동료들이 비탄에 잠겼다.

 

고인이 된 김판수 활동가를 애도하는 장애인계 추도식이 31일 늦은 5시 그의 장례식장인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열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와 한국근육장애인협회가 함께 추도식을 준비했다.


이날 추도식에서 정영만(지체장애 2급) 씨는 "근육병 환자를 대변해야 했기에 그는 힘들었어도 그의 외침은 크고 높을 수밖에 없었다"라면서 "그 큰 외침은 변화의 싹을 틔웠고, 그 큰 외침이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했다"라고 김 활동가를 추모했다.

 

이어 정 씨는 "판수 형, 세상을 변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라면서 "이제 차별 없는 세상에서 기쁘게 살길 바란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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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수 활동가를 위해 추모글을 낭독하고 있는 정영만 씨.

 

추모발언에 나선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도 슬픔에 잠긴 채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2006년 처음 그를 만났고, 그가 근육장애인에게 활동보조서비스가 얼마나 필요한지 이야기하며 함께 싸우고 싶다고 이야기해 설렌 기억이 있다"라며 "그와 활동보조제도화 투쟁을 같이했고, 종로구청 앞에서 140일 넘게 시설비리 투쟁도 함께하며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김 활동가와의 만남을 회상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누군가는 이렇게 동지들이 한 명, 두 명 병으로 죽고 농성 후유증으로 떠나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언제 오는지 물었다"라며 "우리가 이렇게 만나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우는 지금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투쟁의 현장에서 그는 만날 수 없지만, 판수 동지를 기억하는 이들과 투쟁의 현장에서 함께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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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근육장애인협회 안윤재 대표.

경인근육장애인협회 안윤재 대표는 "근육장애인을 위해 선두에 서서 우리를 대변해왔던 동지를 잃게 돼 너무나 슬프고 힘들다"라면서 "우리가 그가 했던 일과 뜻을 이어 장애인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라고 전했다.

 

장애해방열사 단 박김영희 대표는 "그의 전동휠체어는 한 번도 멈춰 있었던 때가 없었던 것 같다"라면서 "활동보조서비스 투쟁과 시설비리 척결 투쟁 등 어떤 현장에든 바람같이 나타나곤 했다"라고 회상했다.

 

박김 대표는 "그는 만날 때마다 근육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가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서나, 근육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하곤 했다"라면서 "이제 우리가 김판수 동지를 대신해 그의 목소리를 내어주자"라고 이야기했다.

 

고 김판수 활동가는 한국근육장애인협회 사무국장과 이사를 역임하며 시설비리투쟁, 활동보조인제도화투쟁, 장애연금 투쟁 등을 함께했다. 최근에는 서울 마포 지역에서 마포버팀목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으로 잠시 활동하는 등 자립생활 운동을 도모해 왔다.

 

근육병이 진행되면서 신체 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지병인 당뇨 병세도 심해지면서 고인은 최근 급성신부전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에도 같은 증상으로 병원 신세를 진 김 활동가는 병원에서 퇴원한 뒤 경남 산천에 있는 어머니집에서 요양해왔다.

 

지난 29일 거창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뒤, 서울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간 김 활동가는 그날 밤부터 연락이 이뤄지지 않았다. 김 활동가는 서울 대흥동에 있는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생활해왔다.

 

30일 늦은 8시 45분경 김 활동가의 친구와 누나가 집을 찾았을 때, 김 활동가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방 안에는 음악이 켜져 있었고, 그는 편안하게 누운 상태였다고 한다. 김 활동가는 복수가 역류하며 숨을 거둔 것으로 보이며, 사망 시각은 30일 오전 11시에서 4시 사이로 추정된다.

 

장례식장은 한강성심병원 영안실 1호이며, 8월 1일 이른 10시에 발인이 이뤄진다. 이후 고인의 시신은 유족의 뜻에 따라 벽제 승화원에서 화장한 뒤 재로 뿌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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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육장애인협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공동주최로 열린 고 김판수 활동가 추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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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해방열사 단 박김영희 대표가 고인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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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고인을 추모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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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식에 참석한 문예일꾼 박준 씨가 '당부'를 부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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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씨와 함께 '장애해방가'를 부르는 추도식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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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에 헌화하는 장애인운동 활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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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들이 헌화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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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에 앉은 한 여성이 고인의 영장 앞에서 헌화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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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화하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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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가 쌓인 고 김판수 활동가 영정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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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안 모습. 발인은 8월 1일 오전 10시에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