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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철 알리바이 만드는 조사, 거부한다"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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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2-09-12 17:41 조회7,2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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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철 알리바이 만드는 조사, 거부한다"
시민진정인단, 2010년 중증장애인 인권침해 진정 철회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에게 청원키로
2012.09.10 16:25 입력 | 2012.09.10 18: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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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이 10일 늦은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병철 위원장의 장애인인권침해 진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중증장애인활동가들의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점거농성 당시 벌어진 인권침해에 대해 현병철 위원장을 조사대상으로 인권위에 진정했던 시민진정인단이 10일 이를 철회하고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에게 청원키로 했다.

 

시민진정인단은 2010123일부터 6일까지 인권위 11층 배움터에서 중증장애인활동가들이 진행한 점거농성 과정에서 단전 활동보조인 제한 엘리베이터 중단 및 제한 식사 반입 차단 건물관리 측에 난방요청을 하지 않음 등의 인권침해에 대한 직권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지난 7월 23일 인권위에 제출했으며, 인권위는 82일 침해구제위원회를 열고 이를 조사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813일 이명박 대통령이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 내정을 강행함에 따라 같은 날 조사가 예정되어 있었던 중증장애인활동가들이 현병철 위원장이 인권위 수장으로 있는 상황에서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한 바 있으며, 이후 시민진정인단은 논의를 거쳐 진정을 철회키로 했다.

 

이날 진정 철회서 제출에 앞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현병철 연임 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긴급행동(아래 긴급행동),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실 등은 늦은 2시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인권위 진정을 철회하기로 한 것은 도둑놈이 대장으로 있는 곳에 도둑질 여부에 대한 판단 여부를 물을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시민진정인단은 인권위 진정을 철회하고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에게 이 사건을 청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이 있음에도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에게 청원키로 한 것은 아직까지 한국이 장애인권리협약의 선택의정서를 비준하지 않아 그곳에 진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현병철 씨의 사퇴를 이끌어내고 유엔을 통해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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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행동 명숙 공동집행위원장은 현병철 씨가 연임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진정을 했지만 결국 진정을 철회하게 돼 참담하다라면서 또한 분명히 시민진정인단은 현병철 씨와 손심길 씨가 조사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이들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명숙 공동집행위원장은 조사를 계속 진행한다고 해도 현병철 씨와 손심길 씨가 몇몇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알리바이 만들기 식의 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기에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라면서 또한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에게 청원하는 것은 더는 우리가 인권위를 인권위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현병철 씨의 연임은 안 된다는 우리의 중장이 옳다는 것은 인권위의 최근 모습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차별과 낙인의 사슬,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노숙농성이 한 달이 되어가도 인권위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성범죄를 빌미로 경찰이 2년 전 폐기처분 된 불심검문의 칼을 휘두르며 공권력을 강화해도,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에서 사형집행을 시도하자는 포퓰리즘이 판을 치고, 물리적 거세법안까지 발의되며 급속도로 증오와 야만의 세기로 되돌아가도,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무런 의견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현병철 씨가 인권위원장으로 있는 한, 인권침해자가 자신의 인권침해를 조사하고 결정하는 모순된 현실을 거부한다라면서 현병철 씨가 청문회에서 국회를 기만하고 국민을 우롱했듯이, 장애인의 인권을 모욕할 기회를 또다시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일 또는 12일에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에게 청원할 청원서는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를 청원인으로 인권위가 장애로 말미암아 겪는 불편을 악용해 농성과 시위 중인 장애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경찰력을 동원해 사법처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인권위에 진정 철회서를 제출한 뒤 늦은 3시에 열린 전원위원회에 방청객으로 참석해 현 위원장에게 중증장애인 인권침해에 대해 직접 물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현 위원장은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의 발언이 시작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위원장실로 되돌아갔다. 이에 참가자들은 한 시간가량 위원장실 앞에서 현병철 위원장의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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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인권위에 제출하기 앞서서 진정취하서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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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청하는 모습.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