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와 외로움을 시로 표현하죠"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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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1-08-30 11:23 조회7,15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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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경기장차연) 신승우 활동가가 첫 시집 '나를 두고 왔다'를 출간했다.
2004년 '솟대문학' 추천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신 씨는 문예지 '시평'에 시를 발표한 것을 계기로 맹문재 시인으로부터 시집 출간을 제의받아 푸른사상에서 첫 시집을 발간하게 됐다.
신 씨는 군대 제대 후, 1998년 교통사고를 당해 뇌병변장애 2급, 시각장애 3급 장애를 입었다. 그는 이즈음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장안대학에서 응용미술을 전공한 신 씨는 사고 후 디자인과 사진을 작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됐고, 이후 시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글을 쓰던 선배가 사고를 당해 집에서만 있는 저를 보고는 용인문학회 지역모임에 데리고 갔어요. 이후 지속적으로 글을 쓰게 됐고 솟대문학 추천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게 됐죠. 사고를 당한 후 글쓰기에 변화가 있었다면 말장난보다는 진지하게 삶의 여러 가지를 받아들이게 된 것이에요. 장애인 삶의 조건들이 생존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가벼운 것들이 걸러지고 진중하게 내면을 건드리는 것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되었죠."
"제 시는 소외와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외롭고 소외되어 있기 때문에 시를 쓰는 것이죠. 장애인 투쟁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남들 다 인간답게 사는데 외로워서 하는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우리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는데 외롭잖아요. 남들은 버스를 타고, 택시 타는데 탈 수 없다는 것이…. 아직 제 시는 옹알이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현명한 사람들은 깨닫고 나서 표현을 하지만, 저는 그렇지 못하기에 몸으로 부딪혀가면서 알게 되는 것들을 표현하고 싶어요."
경기지역의 이동권, 활동보조 문제 해결을 위해 헌신하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 정정수 열사를 만나면서 장애인운동의 첫발을 내디뎟다는 신 씨. 그는 시 작업 이외에도 경기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부대표, 수원새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사단법인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경기지부장을 지냈고, 현재 경기장차연과 경기도 장애인극단 '난다' 대표로 활동하며 장애인운동과 장애인 문화운동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 씨는 경기장차연이 지난 7월 12일부터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수원역 광장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어 종종 천막을 지키면서도 첫 시집 발간과 '난다' 공연 준비로 항시 투쟁현장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신 씨는 복지예산 확보를 위한 투쟁과 함께 장애인 문화운동 역시 장애해방에 이바지한다고 믿기에 앞으로 장애인과 관련한 문화 활동도 활발히 벌여나갈 생각이다.
"정정수 열사의 이야기를 극으로 만드는 게 꿈이에요. 정수형이 잘생겨서 제가 정수 형 역을 맡기는 어렵겠지만, 어떤 식으로 극을 만드는데 참여하고 싶어요. 국가에서 복지예산을 늘렸는데 장애인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없잖아요. 장애인운동과 마찬가지로 장애인 문화운동 또한 장애해방에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가영 기자 chara@bemino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