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면서도 꼭 필요한 마우스 스틱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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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1-05-16 17:15 조회7,28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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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하면서도 꼭 필요한 마우스 스틱
- 직선형, 각도조절형, 필기기구고정형, 집게형 등 판매
높은 가격 부담, 정전식 터치스크린에는 쓰지 못해 - 2011.05.07 00:00 입력 | 2011.05.16 02:01 수정
장애인에게 보조기구는 '날개'이다. 대표적인 보조기구인 전동휠체어의 보급이 중증장애인의 삶에 끼친 영향을 생각한다면 '날개'라는 표현은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에 대한 보조기구의 보급이나 정책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다양한 보조기구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이를 직접 사용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보조기구의 현실을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글을 연재한다. |
![]() ▲마우스 스틱으로 키보드를 누르는 모습. |
컴퓨터 보조기구 중의 하나인 마우스 스틱은 팔이나 손의 장애 때문에 손가락 힘이 약하거나 움직임이 불편해 키보드를 조작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키보드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보조기구이다.
마우스 스틱은 입에 물고 타자를 치거나 책장을 넘길 때 주로 사용하도록 고안되었지만, 필요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마우스 스틱의 형태를 보면 몸통은 긴 금속막대이며 입으로 무는 부분은 양쪽으로 갈라진 플라스틱에 고무를 씌우고 어금니로 물도록 돼 있다. 자판을 치는 부분에도 고무가 씌워져 있다.
이처럼 마우스 스틱은 간단한 구조를 가진 보조기구이지만, 일상생활이나 사무작업을 할 때 컴퓨터를 사용해야 하는 이용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손’ 이상의 보조기구라고 할 수 있다.
![]() ▲왼쪽부터 각도조절형, 집게형, 필기도구고정형 마우스 스틱. |
시중에서 판매하는 마우스 스틱은 크게 △직선형 △각도조절형 △필기도구고정형 △집게형 등으로 나뉜다.
직선형은 기본 형태의 마우스 스틱을 말한다. 각도조절형은 열을 가하면 휘어지고 식으면 상태가 고정되는 물질이 스틱의 끝 부분에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필기도구고정형은 필기구를 쓸 수 있도록 끝 부분에 필기구를 조여 고정하는 장치가 달려 있다. 집게형은 집게를 혀로 조절해 프린터나 타자기에 종이를 넣거나 뺄 수 있는 기능을 첨가했다.
하지만 이 마우스 스틱들은 모두 수입품으로 10만 원 이상을 주고 사야 해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다.
![]() ▲마우스 스틱을 이용해 업무를 보고 있는 장애인문화공간 박정혁 활동가. |
지난 2003년 처음 마우스 스틱을 접해 지금까지 쓰고 있는 장애인문화공간 박정혁 활동가(뇌병변장애 1급)는 “마우스 스틱을 쓰기 전에는 칫솔에 나무젓가락을 연결해 만든 것을 사용했다”라면서 “칫솔은 앞니로 물고 사용해야 하는데 마우스 스틱은 어금니로 물고 쓰니 안정감 있게 정확히 키보드를 누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 활동가는 “다만, 어금니로 무는 고무 부분이 쉽게 닳기에 교체를 해주어야 하는데, 이 고무 가격도 4개에 3만 원 이상을 주어야 할 만큼 비싸다”라면서 “외국 사이트에서 마우스 스틱 판매 가격은 국내 가격의 절반 정도인데, 비록 물 건너왔다지만 한국에 산다는 이유로 비싸게 사야 한다는 게 씁쓸하다”라고 지적했다.
박 활동가는 “비싼 가격 때문에 전에 쓰던 마우스 스틱을 분실한 후 보조기구 대여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 마우스 스틱을 대여하는지 문의한 적이 있었다"라면서 "하지만 ‘마우스 스틱은 소모품이라서 대여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라는 답을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서기현 권익옹호팀장이 마우스 스틱 대용으로 사용하는 나무젓가락. |
한편, 여러 가지 이유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마우스 스틱 대신 대용품을 만들어 쓰는 사람들도 있다.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서기현 권익옹호팀장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서 팀장은 “내가 마우스 스틱을 쓰면 휘어져서 자판을 정확하게 누르기 어려웠다”라면서 “그래서 나무젓가락을 대신 쓰고 있으며 2개월마다 바꿔준다”라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특히 언어 장애가 있는 장애인에게는 컴퓨터가 요긴한 의사소통 도구라는 점에서 마우스 스틱과 같은 입력 보조기구 등 컴퓨터 환경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하고 “하지만 예산과 정보의 한계로 일하는 장애인이나 장애인단체에서 활동하는 장애인을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 ▲서 팀장이 개인적으로 정전식 터치스크린용으로 만든 마우스 스틱을 사용하는 모습. |
또한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는 마우스 스틱은 감압식(압력을 이용) 터치 스크린에서는 사용할 수 있지만, 정전식(사람 몸의 정전기를 이용)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는 나무젓가락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대해 서 팀장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에는 3M 정전식 터치펜을 변형시켜 개인적으로 만든 마우스 스틱을 사용하고 있다”라면서 “마우스 스틱을 정전식 터치스크린에 쓸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면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비마이너는 자신만의 보조기구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기존의 제품을 유용하게 쓰고 있는 중증장애인의 사례를 찾고 있습니다. 편리하게 사용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비슷한 장애가 있는 분들께 나누어주세요. 일상생활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좋습니다. 비마이너에서 소개해드립니다. 전자우편(beminor@beminor.com)이나 전화(02-743-0420)로 연락바랍니다.
홍권호 기자 shuita@bemino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