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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부 이제부터 다시 신혼시작!”(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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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2-12-06 14:30 조회8,3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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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부 이제부터 다시 신혼시작!”

장애인 부부 위한 무료 신혼여행 ‘리마인드 허니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12-05 16:52:08
예년과는 사뭇 다른 쌀쌀한 11월 말. 가을이 가고 겨울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제일의 항구인 부산에는 신혼여행을 온 24쌍의 부부로 따듯한 바람이 불었다.

장애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결혼식은 물론이고 신혼여행도 가지 못했던 장애인부부를 위해 기아자동차와 초록여행이‘리마인드 허니문’부산여행을 마련했다. 이번 2차여행은 지체·뇌병변장애로 구성된 장애인부부만을 위한 여행으로 진행됐다.

바람이 유난히 차갑게 불던 11월24일 오전.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신혼여행을 가기위한 부부들의 표정은 한결 밝았고 발걸음은 가벼웠다.

이번 여행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부부들을 위해 안전하고 편안한 특장버스 3대를 준비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정의 모든 음식점과 관광명소가 휠체어 이동이 가능할 수 있는 장소이며, 안전과 활동보조를 위한 자원봉사자12명이 참여해 중증장애인 부부에게 최적화 되었다.

또한 2박3일 일정으로 충북 속리산을 경유하여 부산 동백섬, 해운대, 부산 아쿠아리움, 자갈치시장, 거가대교, 원예예술촌 등 부산·남해의 대표적인 명소를 관광하는 신혼여행 코스로 이루어져 참여 장애인부부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속리산 법주사 산책중인 김성규씨 부부.ⓒ초록여행에이블포토로 보기 속리산 법주사 산책중인 김성규씨 부부.ⓒ초록여행
이번 단체여행에 참여한 장애인 24쌍 중 유난히 사이가 좋아보이는 김성규(52)씨 부부가 눈에 띄었다. 김씨는 전동스쿠터를 타는 지체1급장애인으로 비장애인 아내와 함께 참여하였다.

부부는 17년전 친구의 소개로 만나 결혼을 빨리하고 싶었지만 남편의 장애로 인해 처가의 반대가 심했다.

“제 장애로 인해 처가의 반대가 정말 심했어요. 양가 허락 없이 어렵게 같이 살게 되니 결혼은커녕 신혼여행은 꿈도 못꾸고 살았죠. 일가친척들하고 연락을 끊고 지내니까 세상에 의지할 곳이 우리 둘 뿐이라 정말 외로웠습니다.”

힘든 상황이였지만 같이 살기 시작한 후 연년생으로 아이둘을 낳아 열심히 키웠다고.

원예예술촌에서 식사인 김성규씨 부부.ⓒ초록여행에이블포토로 보기 원예예술촌에서 식사인 김성규씨 부부.ⓒ초록여행
“제가 이렇게 장애를 갖고 있어도 회사에서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어요. 근데 작업장이 하도 열악하다 보니까 그대로 쓰러져서 죽기 직전까지 갔었죠. 그때 아내가 옆에서 지켜주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김씨는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로 정신을 차렸지만 결국 호흡기가 문제가 되서 잘 때는 기계가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제는 호흡기 1급장애까지 갖게되고, 직장을 잃어서 수급자까지 되었어요. 아내는 집안살림과 아이들 양육만으로 힘들었을텐데 남편까지도 신경 쓰느라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동안 쉴 시간도 없이 일 해온 아내를 위해 여기저기 여행을 신청했지만 중증장애로 인해 아무데서도 선정이 되지 않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신청을 했죠”

김씨는 이번여행에 선정이 된 게 너무 꿈만 같다. 또한 스쿠터를 타고 여행 다니고, 음식점이나 관광지도 스쿠터가 갈 수 있도록 되어있어 정말로 꿈만 같은 일이 일어 난 것 같다며 웃음지었다.

동백섬 APEC 센터 앞에서 단체사진.ⓒ초록여행에이블포토로 보기 동백섬 APEC 센터 앞에서 단체사진.ⓒ초록여행
부부는 이번 여행으로 소원이였던 신혼여행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 여행의 기회를 마련해준 기아자동차와 에이블복지재단에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앞으로도 여행을 가기 힘든 장애인들을 위한 많은 기회들이 생기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17년만에 처음으로 아내와 신혼여행을 오네요. 우리와 같은 상황의 부부들이 정말 많은데 이렇게 장애인 부부들 또는 장애인 가족들을 위한 여행이 많아졌으면 해요. 이번에는 운좋게 여행을 왔지만 다른 부부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이번 여행으로 다시 신혼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한번 살아 볼렵니다”

부부는 마지막 일정인 원예예술촌에서 다정하게 산책을 하며 여행을 마무리 했다.

*이 글은 에이블복지재단 주혜진 팀장이 보내주신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에 기고를 실으려면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