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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 송정아 단장 인터뷰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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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1-07-29 16:15 조회7,9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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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 송정아 단장 인터뷰
장애청년 유럽팀, 한국 장애인예술가를 만나다-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07-29 09:34:10
“2011 장애청년 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의 7기 유럽팀인 ‘나는 예술가다’는 ‘장애인 예술가의 자립’을 주제로 영국 탐방을 준비하고 있다.

생존권을 위한 논의에 밀려 장애인의 주된 권리로 인정받지 못하던 ‘문화권’은 장애인의 주체적인 삶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논의되며 최근에 와서야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다. 그러나 장애인의 문화에 대한 많은 논의들이 ‘소비자’로서의 문화 향유 또는 정상성을 회복하기 위한 ‘예술 치료’로 국한되어 왔다.

예술 활동의 주체로 활동하고 있는 장애인 예술가들은 이러한 시선에 딴지를 건다. 우리는 비장애인이 만들어놓은 무대 뒤에서 얌전히 박수를 치는 관객도 아니고, 예술 치료의 객체도 아니다.

우리는 예술 창작 활동의 능동적인 주체로 폼나게, 섹시하게, 신나게 활동한다.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 아마추어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나는 예술가다’ 팀원들은 영국의 장애인 예술 단체를 방문하기에 앞서 우리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애인 예술가들을 만나 공연을 관람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한 내용은 ‘한국 장애인 예술가의 자립 실태’로 정리해 영국 예술 단체를 방문할 때 전달할 예정이다. 양국 장애인 예술 단체 간의 교류와 장애인 예술가의 다면적인 자립 방안을 세우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의 송정아 단장을 지난 6월 16일 신원동 극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유랑
에이블포토로 보기▲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의 송정아 단장을 지난 6월 16일 신원동 극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유랑
첫 만남은 ‘나는 예술가다’ 팀의 팀원이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던 “장애인문화예술극회 (이하 극단 )”의 송정아 단장이다.

극단 은 2001년 연극 자조모임으로 시작해 30여 편의 작품을 100회 이상 공연해 온 중견 전문 극단이다. 창단 시기부터 10년 동안 배우로, 제작자로 연극 무대에 서온 송정아 단장을 지난 6월 16일 오전 관악구 신원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오랫동안 연극 배우로 활동한 탤런트 황정민은 한 방송에서, 연극을 전공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다가 “부모 자식 간의 인연을 끊자”는 말을 들었다며 예술인으로의 ‘시작’이 얼마나 힘든지를 토로했다.

비장애인들에게도 ‘배고픈 직업’으로 여겨지는 예술인, 그 중 연극인. 어떻게 예술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극단은 어떻게 세워졌을까?

“처음에는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친목활동으로 시작했다. 그렇게 일년을 공연하다가 제대로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장애인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창조적 소질을 발견하는 것, 다양한 문화 체험 제공을 통해 지역 사회에서 자립 의지를 고취시키는 것을 목표로 점차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처음에는 장애인 단체 내에 소속되어 공연을 시작했는데, 2009년 이후에 분리되었고, 현재 노동부에서 지정한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소속되어 수입을 얻고 공연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었다.”

장애인 연극단체가 자립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장애인 예술 전문 인력 양성'을 들었다. ⓒ서유랑
에이블포토로 보기▲장애인 연극단체가 자립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장애인 예술 전문 인력 양성'을 들었다. ⓒ서유랑
10년을 훌쩍 넘긴 ‘중견 극단’, 일반 극단도 서기 어려운 대학로 무대에서 수십 회 공연을 올린 ‘프로 극단’ . 일반 극단의 경우 연극의 질 향상이 가장 큰 목표가 되지만, 장애인 극단은 극의 프로페셔널함을 지향하면서도 배우 개개인의 연극을 통한 사회 참여를 도모해야 하기 때문에 극단을 운영하는데 두 배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10년동안 극단을 이끌어온 송정아 단장에게 운영 노하우를 물었다.

“우리는 다양한 이들에게 많은 경험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장애인 연극을 하고 싶다면 언제나 문을 열어놓고 환영한다. 미리 장애의 한계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 사람을 꾸준히 관찰하여 장점을 찾아 그것을 개발하고자 노력한다. 그렇게 해서 장애인 배우가 인간적으로 발전하면 스스로도 보람이 되고, 연극의 퀄리티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이것이 장애인 극단을 운영하는 일종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장애인 예술인에 대한 지원이 척박한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 극단이 가지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나는 예술가다’ 팀은 장애인 예술가의 자립을 위한 요건을 ① 경제적 자립, ② 문화예술향유권, ③ 지역 사회와의 통합,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 외에 장애인 예술단체가 자립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연극에서 보자면, 장애인 스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장애인의 특성상 스텝을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장애인 연극이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배우 뿐만 아니라 스텝 쪽에서도 다양한 인원이 나와야 더욱 깊이 있고 경쟁력 있는 장애인 예술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 예술이 '장애인만의 예술'로만 구분지어지지 않는 것, 송정아 단장이 말한 장애인 예술 활동의 할 궁극적인 목표이다.ⓒ서유랑
에이블포토로 보기▲장애인 예술이 '장애인만의 예술'로만 구분지어지지 않는 것, 송정아 단장이 말한 장애인 예술 활동의 할 궁극적인 목표이다.ⓒ서유랑
  1. 장애인 예술가를 비롯해, 다양한 장애인 예술 관련 종사자를 배출하는 것이 장애인 예술 창작 활동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러시아의 경우 배우나 연출 등 장애인 연극인만을 양성하는 학교를 설립해 연극에 꿈을 가진 장애인들이 능동적으로 연극 활동에 참여해 실력 있는 연극인으로 발전하도록 돕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장애인 복지관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예술 사업이 장애인의 예술 교육의 거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장애인에게 ‘특화’된 예술 교육 사업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한국의 장애인 예술가가 주체적으로 창작활동을 하며 자립하는 날은 여전히 요원한가. 마지막으로 송정아 단장에게 장애인 예술 활동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물었다.

    장애인 예술이 ‘장애인만의 예술’로 구분지어지지 않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작 단계인 우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더 많은 장애인들이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서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이 장애인 예술이 성장하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R&B와 같은 음악 장르가 ‘흑인들의 음악’으로 시작해 하나의 독립적인 음악 장르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장애인 예술 역시 현재는 장애인만의 예술 활동에 제한되어 있지만 앞으로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대답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장애인 예술가 양성, 장애인 인식 개선, 자기 역량 강화를 목표로 늘 새로운 무대를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송정아 단장과 극단 .

    앞으로 더욱 창조적이고 색다른 시도를 통해 ‘예술인’으로 무대 위에서 갈채를 받으면서도, 장애인 예술가 ‘당사자’로 장애인 예술인의 자립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