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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선진국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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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1-01-19 15:43 조회7,1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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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선진국이구나"
newsdaybox_top.gif 2011년 01월 17일 (월) 12:42:03 편집부btn_sendmail.gif webmaster@wecannews.com newsdaybox_dn.gif

도내 모 시에 여성장애인들이 참여하여 식품을 생산, 포장하는 장애인작업장 H기업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일본과 LA까지 수출할 정도로 실속이 있는 기업이다. 그런데 H기업 제품 포장에는 장애인이 생산에 참여한다는 표시가 없다.

   
박명덕
왜냐하면 H기업은 국내 모기업에 수년간 제품을 납품했었다. 어느 날 구매업체 담당직원이 우연히 납품제품을 장애인 근로자가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날 이후 그 구매담당자는 이런 저런 클레임을 걸더니 결국 납품업체를 변경하였다. 이후 H기업 사장님은 장애인이 일한다는 사실을 대외비(?)로 하였다.

당연히 제품 포장에도 장애인관련 문구를 모두 지웠다. H기업은 일본에도 수출하고 있었다.

한 번은 일본 구매업체 담당직원이 H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장애인이 근무하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는 매우 놀라면서 어설픈 한국말로 “아! 장애인들이 생산이노 참여하네요”, “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정말 수고가 많스무니다” 하였다.

그리고 장애인이 일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좀 달라고 했다.

사장님은 걱정을 하면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줬다.

그가 돌아간 후 일본 구매처에서는 주문량이 10배 정도 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왜놈”, “ 쪽바리” 등 인신공격적인 말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H기업 사장님은 일본은 훌륭한 국민성을 지닌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부가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려는 국민의식이 선진국이라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비슷하다고 한다. 그들은 장애인과 함께 일한다는 사실만으로 존경과 감탄을 표하며 뭔가 돕는다고 한다.

장애인들은 정신․신체적 특성과 사회적 편견으로 일반기업 취업이 어렵다. 소득이 부족할 뿐 아니라 병원비 등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으로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직업이 없는 장애인은 평범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기가 어렵다.

정부는 법률을 제정하여 장애인도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공기관은 물론 고용인원이 50인 이상 기업은 의무적으로 일정비율 장애인을 고용하여야 한다.

또한 정부와 공공기관은 물품을 구입할 때 전체 구매액의 1%이상은 장애인이 만든 물건을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잘 이행되지 않는다.

장애인들이 만든 물건이라 제품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백화점에도 납품된다. 수출도 되고 있다.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정부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경제적이다.

그러나 장애인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판매가 부진하다.

언젠가 장애인복지관련 자료를 수집하고자 유럽을 방문한 적이 있다. 영국에 갔을 때 장애인복지관련 협회장이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소개했다. 그래서 질문했다.

“기업이 의무고용률을 잘 지키나요” 어리둥절한 협회장은 오히려 내게 반문했다.

“아니 법으로 정했는데 안 지킬 수 있나요?” 약간 무안했다.

그러나 “아! 이런게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었다.

박명덕 경상남도 장애인복지과 자립지원담당 사무관(book810@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