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분야 자료실

비장애인인에게 침범당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사무국 작성일09-11-18 11:02 조회7,489회 댓글0건

본문

비장애인에게 침범당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어떤 장애인이 여기와서 주차하겠어? 그냥 대자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11-16 14:09:08
장애인 주차권 확보를 위한 캠페인. ⓒ양혜린에이블포토로 보기▲장애인 주차권 확보를 위한 캠페인. ⓒ양혜린 여기저기서 경적을 울려대고 둔탁한 차체의 움직임이 요란한 소리가 되어 귀를 거슬리게 하는 저녁 6시 쯤의 어느 대형마트 주차장.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삼십대의 한 남자가 조수석에 앉은 여자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어떤 장애인이 여기와서 주차 하겠어. 그냥 여기 대자고.”

그러자 여자가 고개를 끄떡였다. 아무렇지도 않게 차를 아주 반듯하게 주차하고 마트 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순간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나와 소장님(충남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은 너무 충격을 받았다.

이어 바로 마트 내 사무실로 찾아가 장애인복지법 제39조 장애인, 임산부, 노인,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제17조의 규정에 의거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에 대해 이야기하였고 이와 더불어 장애인 주차권 확보를 위한 캠페인을 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첫 캠페인 장소는 천안역이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목이 쉬어가며 “장애인 주차권 확보를 위한 캠페인 하고 있습니다”라고 외치며 전단지를 나누어 주었다. 개중에는 열심히 읽어보는 사람, 받은 전단지를 그냥 휙 버리고 가는 사람, 받지도 않고 피해 가는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도 고무적이었던 것은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를 하려다 캠페인 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곳에 주차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은 뻔뻔하게도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차를 대었다. 미국의 경우 주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 주차를 했을 경우 최소 300달러의 벌금을 물게 되어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원천적으로 장애인 주차구역에 비장애인이 주차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왜냐하면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를 하려면 장애인 주차 허가증을 의사로부터 발급 받아야 하며 주차 대상에 따라 세밀하게 주차 시간과 동승에 따른 주차유무가 분류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허가증은 블루와 레드로 나뉘어져 있다. 영구적 장애를 가진 사람은 블루허가증을 받게 되고 일시적 장애를 입은 사람은 레드허가증을 받게 된다. 허가증은 4년에 한번씩 갱신을 해야 한다. 이런 제도의 탓일까?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장애인들의 권리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들은 어떠한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비장애인이 내어준 장애인주차구역 혹은 비장애인주차구역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우리에겐 아직 너무 먼 나라 이야기인 것만 같다. 앞으로 몇 번의 캠페인을 더해야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비장애인 주차가 사라질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시대에 장애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은 충남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주차권을 위해 열심히 소리 칠 것이다.